의류수거함에 신생아 버린 20대女…"남편이 임신 사실 알까봐"

입력 2021-12-24 20:02   수정 2021-12-24 20:03


경기 오산의 한 의류수거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영아의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친모는 남편에게 임신·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사체 유기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30분께 오산시 궐동의 한 의류수거함에 자신이 출산한 아기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아기는 이튿날인 19일 오후 11시30분이 되서야 헌옷수거업자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오산은 최저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졌고, 함박눈까지 내렸지만 발견 당시 아기는 알몸 상태로 이불에 싸여 있었다. 탯줄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채 발견된 남자 아기는 체중 2㎏가량인 미숙아로 파악됐다. 이 같은 점을 토대로 경찰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7개월 정도 있다가 태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의류수거함 인근 CCTV를 확보해 A씨를 아기를 두고 간 용의자로 특정한 뒤 23일 오후 7시30분께 의류수거함 인근 주거지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임신 사실을 몰랐던 남편이 알까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아기가 숨진 상태로 유기된 것인지 유기된 이후 사망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조사 결과 살해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영아살해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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