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출연한 KBS1TV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사법관으로 평생 살아서 내 생각이 옳다면 그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사고는 자칫하면 정말 독재로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에도 이 후보는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난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정치는 정책으로 구현되고, 정책은 이해관계 조정"이라며 "기득권을 조정하는 일을 피해버리면 정치는 존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법정 토론 횟수를 현행 3회에서 7회로 늘리는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대해 "선거 직전에 룰을 바꾸면 합의가 되겠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저렇게 말하는데 오히려 과태료 500만원을 내고 토론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발표 당일까지 사면을 알지 못했다며 "워낙 예민한 사항이고 저는 반대 입장을 견지해서 후폭풍이나 여러 갈등 요소를 대통령이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면이 유리하게 작동할지, 불리하게 작동할지 판단이 안 선다"며 "핵심 지지층, 원칙주의에 가까운 분들은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사면권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 국가미래, 국민통합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까"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가 반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선 필요하다는 기존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왜 저리 고집부리지, 우리가 아프다는데 그건 아픈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인 입장에서 일꾼이 자꾸 토를 달고 당신이 잘못했다는 태도를 취하니 얼마나 기분 나쁘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금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고, 안 되면 내년 3월9일 선거가 끝나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며 "내년 3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3개월, 3개월로 나눠 유예를 하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말했다.
신규택지 공급방안에 대해서는 "도시를 단절하는 고속도로, 철도를 지하화해서 지상에 택지나 상업시설, 공원을 확보하면 도시 재개발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정말로 부족하다면 용산(반환 미군기지) 일부를 청년공공주택으로 활용하고, 서울공항과 김포공항 부지도 논란이 많은데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연금개혁 문제에 관해서는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 이 정도 이야기밖에 못 한다"며 "이해관계가 너무 달라서 지금 어떻게 하겠다는 건 독선에 가깝다"고 말을 아꼈다. 정년연장에 대해선 청년이 선호하는 공무원, 대기업, 공공기관 등은 정년 연장을 자중하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신속하게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중앙정치 경험이 없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진영 가리지 말고 좋은 사람을 잘 쓰는 게 중요하다"며 "내각도 우리 진영에서 고르다 보니 사람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야당에서도 입각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가능하다. 안 될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국정수행에 도움 되면 진영을 가리지 말고 최대한 유능한 사람을 쓰는데 조건이 같으면 우리 사람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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