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품을 국내 식문화에 맞게 현지화한 게 주부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입니다.”
팽경인 그룹세브코리아 대표는 “유럽 본사와 협업해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팽 대표는 프랑스 주방용품 기업 그룹세브의 한국지사인 그룹세브코리아가 설립된 1997년 입사했다. 이후 ‘테팔 프라이팬’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고 무선 전기주전자, 구이용 전기그릴 등을 한국 시장에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009년 대표로 발탁된 후 12년째 그룹세브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배경이다.
그룹세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882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49% 증가했다. 티타늄 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한층 강화한 ‘테팔 차세대 프라이팬’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팽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위생적인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조리도구를 선호한다”며 “프라이팬 표면이 긁히지 않게 티타늄 코팅을 적용한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팽 대표는 프랑스 본사의 주방용품 연구개발(R&D)센터에 수시로 직접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념구이판과 전골냄비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테팔 전기그릴도 그가 주도해 한국 시장에 특화한 제품으로 재탄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소비자와 지속적인 소통·공감을 통해 국내 시장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차별화한 제품을 공급해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룹세브코리아는 2019년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한 주방용품 브랜드 WMF를 앞세워 고급 주방용품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테팔과 마찬가지로 한국 식문화 맞춤형으로 현지화한 제품들이 주력 상품이다. 한국 시장만을 위한 ‘크로마간 한식 수저세트’를 비롯해 뚜껑에 실리콘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을 적용한 냄비, 삼겹살 구이에 대비해 기름받이 용량을 세 배로 늘린 미니 그릴 등이 좋은 예다. 팽 대표는 “미디어 아트와 결합한 고품격 브랜드 전시회 등 고급 주방용품 시장에 걸맞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룹세브는 1857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주방용품 기업이다. 테팔과 WMF를 비롯해 31개 브랜드를 통해 매해 300여 개 신제품을 내놓는 세계 최대 주방용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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