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안마기업 바디프랜드 SNS마케팅 팀의 이기수 과장은 지상파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2017년 바디프랜드에 입사한 뒤 각종 홍보 영상에서 활약하다가 지금은 라이브커머스(온라인 쇼핑)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방송의 평균 시청자가 1만 명을 넘는 등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한 포털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선 1시간 만에 안마의자 62대를 판매해 방송 매출 기준 신기록(1억5000만원)을 세우기도 했다. 이 과장은 “개그맨으로서 재능을 살려 방송용 콘텐츠를 직접 기획, 연출하고 대본까지 작성하면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에는 이 과장처럼 이색 경력을 가진 직원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업무별 특성에 맞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함으로써 직원의 업무 만족도는 물론 회사의 성과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자인 연구소 아트랩에 소속돼 있는 정모 팀장은 미술관 및 박물관 큐레이터 경력이 20년을 넘는다. 이 경력을 살려 지금은 안마의자 전시장, 레스토랑, 사무실 등을 예술적 공간으로 꾸미는 업무를 도맡아 한다. 마사지를 받으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안마의자 서비스, 고(故) 백남준 작가의 미공개 작품을 공개한 전시회 등을 기획했다. 정 팀장은 “정신적인 예술 감각이 신체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여러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환자, 척추 손상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재활 치료를 하던 작업치료사 허모 사원도 바디프랜드 정직원이다. 사내 메디컬기술연구소에서 이비인후과 등 전문의와 함께 안마기기 패턴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인의 체형에 더 잘 맞는 안마의자를 개발할 수 있도록 근육과 뼈에 대한 연구를 심화해 다양한 안마 패턴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외에 사내 뷰티숍 헤어 디자이너, 마사지 프로그램용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 전국 전시장의 꽃 서비스를 책임지는 플로리스트 등도 바디프랜드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인재 채용에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조직 문화에 반영하려는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직군과 영역 구분 없는 채용을 통해 구성원으로서 책임감과 동질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통상 외주업체에 맡기는 콜센터와 배송, 사내식당 요리사 등까지 직접 고용해 정직원 채용률이 9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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