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ESG 도시' 되려면…

입력 2021-12-26 17:11   수정 2021-12-27 01:08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늘리는 것’이라는 프리드먼 독트린을 발표했고, 이는 수십 년 동안 기업 경영의 최고 덕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계속된 경쟁적 산업구조는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사회적 양극화를 야기했고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을 느낀 유엔은 2004년 ‘WHO CARE WINS’라는 리포트를 통해 비재무적 가치를 중심으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ESG는 이미 유엔을 비롯한 선진국과 대형 투자자, 국내외 글로벌 기업의 최고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애플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를 거래처에서 배제하기로 했고, 한화그룹은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된 방위산업 분야 집속탄 사업을 매각했다. 삼성물산과 한국전력도 더 이상 석탄발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렇듯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기업 생존 문제와 직결돼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ESG는 비단 비정부기구(NGO)나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시급한 과제다. 특히, 탄소배출도시인 포항시는 친환경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공공행정의 선도적 역할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 속에서 포항시는 어떻게 대처해 왔을까?

포항시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친환경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2050탄소중립 환경드림시티 비전을 선포하고, 수소·2차전지 등 미래 친환경 산업을 꾸준히 육성해 왔으며, 기능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를 사람 중심의 생태환경 도시로 바꾸기 위한 ‘그린웨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포항시는 지역 경제, 도시 환경과 시민 생활 등 도시 전 분야에 ESG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세계시민도시 ESG포항’을 선포했다. ‘포항형 ESG’ 시작을 알린 것이다.

포항형 ESG의 방향은 크게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자원순환, 사회적 책임, 열린 소통 강화 등 다섯 가지로 집약된다. 자원 재활용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 비율을 높여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안전·건강·인권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 대응해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할 것이다. 시민사회, 이해당사자와의 열린 소통으로 시정에 시민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동대 반기문글로벌교육센터(UNAI)와 협업해 ESG 가치를 공유하는 ESG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 도입을 위한 컨설팅 지원과 시민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 중심의 ESG 펀드 조성을 지원해 ESG 관련 창업과 민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기업 중심의 ESG 지표를 행정 분야에 접목해 공공행정 ESG 지표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관계기관과 시민사회로 확대해 시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ESG 참여제도도 추진할 방침이다. 신규 사업 추진 시 탄소 배출, 친환경에너지 사용, 자원낭비 방지와 재활용 등을 평가하는 ESG 사업평가 도입도 검토한다.

ESG 가치 확산을 위한 정책들이 하루아침에 도시의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계의 흐름은 우리를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산업화와 철강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견인한 시민의 힘으로 포항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ESG를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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