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 노리는 '원팀' 이재명·이낙연

입력 2021-12-27 17:23   수정 2021-12-2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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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약 두 달 만에 이낙연 전 대표와 공동 행보를 시작했다. 경선 당시 ‘명낙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정면충돌했던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원팀’으로 뭉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출범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비전위는 국가 비전과 국민 통합을 주제로 핵심 아젠다를 추려 차기 정부 국정과제로 삼기 위한 기구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오찬 회동을 하고 선대위에 비전위를 설치하고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이 후보는 출범식에서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낼 시기라는 점에서 이 전 대표의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SNS에 이 전 대표가 등장하는 ‘민주당 내부문화’ 동영상을 올리면서 “원팀을 넘어 드림팀으로, 꿈을 향해 하나 돼 달려가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골든크로스’라기보다는 ‘데드크로스’라는 판단이 든다. 상대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언제든지 복구될 수 있어 그래프나 조사 수치에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TV 토론 횟수를 늘리는 데 소극적인 윤 후보를 겨냥해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인 만큼 더더욱 토론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라며 “(윤 후보가)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하기 쉽다”고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출범식에서 ‘위기’를 화두로 던지며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에게 패배한 이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2일 민주당 선대위 출범식 이후 55일 만이다. 이후 두문불출하며 전국을 잠행해 등판 시기나 여부 등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 위기가 심해지고, 국민의 삶은 더욱 고단해졌다”며 “지금의 위기는 이전보다 더 심각하다”고 했다. 특히 대선이 거대 양당 후보 간 ‘비호감 경쟁’으로 흘러가는 것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표는 “대선과 관련되는 문제들이 제기되고 그것을 둘러싼 공방이 끝없이 이어진다”며 “검증은 필요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민주당에 대해선 “민주당은 쇄신해야 하지만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 발언을 두고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빚어진 당원 게시판 폐쇄, 부동산 정책기조 전환, ‘전두환 칭찬’ 논란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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