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찾기·돈 넣기…어르신 "키오스크 쓰기 쉽네요"

입력 2021-12-27 17:37   수정 2021-12-28 02:19

은행 지점에 들어서자 성인 키만 한 번호표 발행기가 먼저 고객을 맞는다. 시력이 안 좋은 어르신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화면엔 초록·주황·파랑 등 강한 원색으로 업무가 구분돼 있다. 화면의 70%를 차지하는 초록색 ‘단순업무’ 버튼에는 ‘돈 찾기’ ‘돈 넣기’ ‘통장 다시 발급받기’ 등 쉬운 말로 다시 설명이 붙었다. 원하는 업무를 선택한 뒤 해당 창구까지 바닥에 깔린 같은 색의 유도선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신한은행이 고령층 소비자를 위해 새로 도입한 ‘디지털 맞춤 영업점’의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2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지점을 첫 디지털 맞춤 영업점으로 새단장했다고 밝혔다. 어르신 고객이 많은 특성에 맞춰 영업 공간을 전면 재설계하고, 창구 직원과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령층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기기를 대거 도입했다. 디지털 기기 자체를 꺼리는 어르신들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연스럽게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일호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수석은 “이 지점은 하루평균 방문객이 300~400명에 이르는데 대부분(64%)이 입·출금, 통장 재발행 같은 단순업무를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린다”며 “창구를 업무별로 세분화하고 창구 한가운데 키오스크를 설치해 언제든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목표는 고령층 소비자에게 디지털금융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24일 찾은 신림동지점에선 다 쓴 종이통장을 바꾸러 온 70대 어르신이 김정현 지점장의 도움을 받아 키오스크로 통장을 재발급받았다. 김 지점장은 “기계는 일단 어려워하는 어르신들도 한번 도움을 받아 써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익숙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날 화상상담으로 적금에 가입한 60대 고객은 “대기 시간이 훨씬 줄어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내년 4개 점포를 추가로 디지털 맞춤 영업점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은행 지점 축소로 고령층의 소외가 심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은행들은 다양한 점포 실험에 나서고 있다. 폐쇄 예정이던 영업점을 작은 출장소 형태로 전환하거나, 편의점과 손잡고 공동 점포를 내는 시도도 한창이다. 하나은행이 CU와 함께 서울 송파구에 연 CU마천파크점은 이용객 대부분이 60~70대 고령층으로 알려졌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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