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나빠요" 샤워실 특수거울 설치…외국인 노동자 훔쳐본 사장

입력 2021-12-28 22:09   수정 2021-12-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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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샤워실에 특수거울을 설치한 뒤 불법 촬영한 혐의로 한 공장의 사장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공장 사장 A씨가 지난 29일 오후 샤워 중인 외국인 노동자 B씨를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고 28일 밝혔다.

B씨는 샤워장을 이용하다가 거울 너머로 '반짝'하는 빛이 느껴지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샤워장 안쪽에서는 거울로 보이고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는 특수거울이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샤워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바깥 쪽은 사장실의 비밀 공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임의제출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다.

한편, 해당 공장은 경찰이 출동한 지 하루 만에 화재가 발생해 외부 골조만 앙상하게 남았고, 내부는 모두 불에 타버렸다. 28일 새벽 3시40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난 것이다. 이 불로 공장 건물 2동이 모두 타 샤워장 등 범행 현장이 훼손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차 조사 결과 작업장 쪽에서 발생한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A씨는 자신에게 앙심을 품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지른 방화로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A씨를 불러 범행 동기와 여죄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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