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공약 놓고 여야 신경전…"빈약하고 추상적" vs "항상 뒷북"

입력 2021-12-28 10:33   수정 2021-12-28 10: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비슷한 시기 주식시장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양측 인사들이 서로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27일 자신의 SNS에 <양당 선거캠프 주식시장 정책 비교표>를 올린 뒤 “국민의힘 정책은 전반적으로 내용이 빈약하고 추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민주당 공정시장위는 지난 26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해소를 위한 이 후보의 공약을 담은 주식시장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다음날인 27일일 ‘1천만 개미투자자 살리는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우선 윤 후보가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점을 문제삼았다. 그는 “재정건전성이 지상목표라는 정당이 세제지원을 1번에 배치한건 앞뒤가 안 맞는다”며 “특히 농특세를 쉽게 폐지하는 것은 농업에 대한 포기이므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신사업 분할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도 동일한 정책”이라며 “당장 상장을 앞둔 회사들이 있으므로 신속하게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현재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1월6일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후 규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내부자의 무제한 지분 매도를 제한하는 윤 후보 공약에 대해서 이 의원은 “내부자를 문제삼는 건 핵심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상장 후 물량을 대량으로 내놓는 경우는 내부자보다는 공모주를 대량으로 받은 기관투자자들의 단기차익 실현 행태”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공매도에서 기관에 비해 높은 개인 담보비율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개인들에게 공매도 담보비율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정작 중요한 것은 수수료나 기간”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를 지적하며 증권범죄 수사 및 처벌 강화를 공약한 것에 대해 이 의원은 “주식시장 범죄대응에서 사법적 대응(검찰 수사 및 재판)은 너무 느리고, 이제까지 많이 부족했다는 평가”라며 “민주당은 행정적 대응(금융감독원 특사경, 금전적 제재 등)에 더 방점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설명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후보를 돕고 있는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같은날 SNS에 “문재인 대통령이 복수의결권을 밑어붙이는 코메디에 제대로 대응도 못한 주제에 뒷북이나 치고 있다”며 “우리 공약은 2분의 1도 발표 안했는데 왜 엉터리 비교표를 만들어 삽질이냐”고 비난했다.

이 교수는 “라임 사태, 옵티머스 사태에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없앴던 인간들이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논하는 게 가소롭다”며 “전과 4범 작전주 투자로 돈을 번 인간이 대통령 후보를 하는 캠프가 만드는 자본시장 공약? 웃길 뿐”이라고도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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