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이달 초 한국 나이와 근속연수의 합이 60을 넘는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가운데 250명이 회사를 관두기로 결정했다. 전체 직원(1948명)의 13%가 일시에 짐을 싼 것이다. 신한라이프는 희망퇴직자에게 기본급 최대 37개월치와 창업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주기로 했다.
지난 6월 2년 만의 희망퇴직을 단행한 KB손해보험은 연령대를 30대까지 확대해 이목을 끌었다. 1983년생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됐다. KB손보는 기본급의 최대 36개월치 지급 등의 조건을 내걸고 100명을 감축했다.
교보생명은 입사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동양생명도 2019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생보사 임직원 수는 지난 9월 기준 2만3852명으로 전년 동기(2만5421명) 대비 6% 감소했다. 주요 10개 손보사 임직원 수도 작년 2분기 2만8138명에서 올해 2분기 2만7352명으로 줄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빅테크 플랫폼 내 보험 판매, 카카오손해보험 같은 디지털 보험사 등장에서 볼 수 있듯 영업환경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조직 규모를 키우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설계사를 통해 지인 영업을 하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만큼 기존 인력을 줄이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IT(정보기술) 인재를 채용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감소 등으로 보험시장 자체도 위축되고 있다. 2003년 90%에 달하던 생명보험 가구 가입률은 올해 81%까지 떨어졌다.
카드업계에서도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최대 36개월치 임금 지급 등의 조건을 내걸고 1981년생 이하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도 희망퇴직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카드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조직 슬림화 필요성이 있는 데다 내년부터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추가 인하되는 등 구조적 업황이 좋지 못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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