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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율은 컨테이너선이 입항예정일(ETA)에 맞춰 도착하거나, 예정일 하루 전에 도착하는 비율이다. 선사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1위는 46.3%의 정시율을 기록한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로 나타났다. 그 뒤를 함부르크수드(40.4%), MSC(32.4%), 하파그로이드(28.9%)등 유럽 선사들이 이었다. HMM과 아시아 선사 정시율은 대부분 20%를 넘기지 못했다. 중국의 코스코, 일본의 ONE이 간신히 20%를 넘겼고 양밍, 완하이, 에버그린 등 대만 업체는 10% 초중반대에 머물렀다. 작년 같은 기간엔 대부분 선사의 정시율이 대부분 40~50%를 유지했다.
업계는 아시아 선사 정시율이 낮아진 핵심 원인으로 전체 사업에서 미주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고 있다. HMM의 미주 노선 비율은 약 35%에 달한다. 반면 유럽 선사의 미주 노선 비율은 10~20%에 불과하다. HMM 관계자는 “미국 항만의 적체 현상이 계속되면서 아시아 선사 정시율은 구조적으로 낮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1위 머스크와의 격차를 단순히 미주 노선 비율 차이로만 설명할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 CMA CGM 등 글로벌 선사는 2010년대 중반 해운 불황기에 각각 함부르크수드, NOL 등 대형 선사를 인수하며 이들이 갖고 있는 물류 인프라를 함께 흡수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주요 항만 터미널 지분도 대부분 유럽 선사가 갖고 있다. 대규모 전용 터미널을 통해 자사 물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반면 HMM은 2015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항만 터미널 등 주요 인프라 자산을 매각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장 돈이 안 되는 것은 파는 식의 구조조정이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해소시켰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은 높아지지 않았다”며 “위기 국면에서 실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남정민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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