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농약살포, 트랙터 스스로 밭 갈아…농업 첨단화 속도

입력 2021-12-29 15:21   수정 2021-12-29 15:22

인구 고령화와 이상 기후는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 현상이다.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과 높은 인건비 문제로, 이상 기후는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량 확보를 방해해 식량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획기적인 기술로 미래 농작물 생산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연구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과수 모양 인식해 농약 집중 살포
노동력 부족으로 농기계의 로봇화, 지능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국환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는 로봇 기술을 접목한 첨단 농기계를 개발해 디지털 농업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과수에만 집중적으로 농약 살포가 가능한 지능형 방제로봇을 개발했다. 과수 모양을 인식해 농약을 과수에만 살포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농약 살포량은 최대 30%까지 줄어들게 된다. 과도한 농약 사용, 작업자의 농약 피폭과 전복 사고, 비산으로 인한 다른 작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이를 전국 과수원을 대상으로 적용한다면 농약 살포량 감축으로 인한 비용 절감은 전체 과수원 기준 연간 198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농약으로 인한 환경 및 사회적 보상비용 절감 추정 금액 639억원을 합하면 2619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영상 및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트랙터 자율 주행’(사진)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트랙터가 영상 정보를 통해 경운과 미경운 경계를 딥러닝 기술로 인식하고 자동 주행과 선회까지 해낼 수 있다. 별다른 노동력이나 인건비 투입 없이 경작이 가능해짐에 따라 농사 현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지난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발전 장관 표창,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대상 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여름배추 생리반응 밝혀 피해 경감
최근 국내에 이상 기상 현상의 발생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채소 작황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온, 가뭄, 다습 기후로 변해가고 있는 탓에 배추 고추 등 한국인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요 농작물이 생육 부진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지난 몇 년간 6~22%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희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와 현태경 충북대 교수는 이런 이상 기상으로 인한 주요 채소의 생리반응을 규명하고, 피해를 경감하는 ‘이상 기상 대응 채소 생리기작 해석 및 피해 경감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소비량이 많은 마늘, 배추, 토마토를 중심으로 이뤄진 연구에서는 채소가 받는 환경 스트레스가 생화학적으로 불러오는 효과와 채소 생육 및 수량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온도와 토양 건조 기간에 따른 배추의 성장과 수량, 고온 및 침수가 고추 생육과 생리적 반응에 미치는 영향 등을 규명해 냈다. 이를 응용해 환경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를 경감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여름배추가 고온으로 인해 입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리활성제 엽면 살포 기술’을 실용화했다.

채소 전체 생산량의 5% 감소 피해를 막는 것을 기준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를 산정해보면 연간 4500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는 ‘기후변화 대응 유망기술 10선’에 선정돼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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