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뛰자 아프리카 밀반입 눈감은 두바이

입력 2021-12-29 12:08   수정 2021-12-3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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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금 밀수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아프리카산 금 밀수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두바이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정부 관료들이 최근 금 밀수를 중단시키기 위해 두바이 정부에 협업을 요청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아프리카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수단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짐바브웨 말리 가나 부르키나파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니제르 등 최소 9개국에서 생산된 금이 두바이로 밀반입됐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에서 불법 채굴된 금의 대부분은 우간다와 르완다 등의 정제소를 통해 원산지가 세탁된 채 두바이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에서는 보석이나 금괴, 전자제품 등에 금을 활용하기 전에 원산지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한 차례 더 녹이는 과정을 거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금 밀수 규모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금값은 지난해 8월 트로이온스당 사상 최고치인 2075달러(약 246만원)까지 치솟았다. 2020년 유엔 자료에 따르면 UAE가 밝힌 공식적인 금 수입 규모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UAE에 금을 수출했다고 밝힌 규모 사이에는 최소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유엔과 비정부기구(NGO)는 UAE 정부가 밀수 단속 업무를 손놓고 있다고 비판한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금 거래 시장인 영국 런던과 최대 금 제련 국가인 스위스도 UAE 정부와 공방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방문한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도 금 밀수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아프리카에서 거래되는 밀수 자금은 분쟁, 금융범죄, 테러 조직망을 부채질하는 등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데 이용되고 돈세탁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UAE 정부 관계자는 “금 거래기관 등이 입증되지 않은 사실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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