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아파트 공급 늘릴 수 있는 '결정적 방법'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2-01-05 07:24   수정 2022-01-05 10:00


최근 생활형 숙박시설이나 주거용 오피스텔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청약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마곡의 한 생활형 숙박시설은 예상보다 낮은 투자수익률에 거래가 안 되는 상태고, 청약 열풍이 뜨거웠던 주거용 오피스텔의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주거용 오피스텔은 중심비즈니스지구(CBD) 등에 임대로 거주하는 직장인들 또는 임시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임대사업용 부동산 상품입니다. 최근 집값 폭등때문에 내집마련 대체용으로 잠시 각광을 받았지만, 발코니 확장면적 등 전용면적이나 편의시설 등에서 아파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서울 시내에 공공재개발, 신속통합재건축 등 많은 사업들이 진행되고, 수도권에 3기신도시를 포함한 사전청약도 활발히 이뤄지니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아파트 청약으로 몰리는 실정입니다.

그런데도 서울을 비롯한 많은 도시에 비(非)아파트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전매제한 없고, 대출규제 없고, 일부는 1가구 2주택에 해당 안 되고, 투자수익률은 아주 높다고 광고합니다. 단기 투자자가 몰려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니 투자수익률도 높을 것 같다는 착각도 줍니다.

하지만 2020년 서울 오피스텔 투자수익률 1위인 CBD의 경우도 평균 4.5% 정도 수익률에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강남역 주변이나 광화문, 여의도 등에 진짜 임대사업용으로 구매한다면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내 집 마련 용도로는 여전히 적합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단지 아파트나 고급형 빌라, 멋진 단독주택입니다. 특히 대규모 공급을 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왜 똑같은 용지에 아파트가 아닌 비아파트를 공급할까요. 수익성 때문입니다. 업무용지나 상업용지의 경우,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생활형숙박시설을 건설해야 더 많은 용적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용적률 혜택을 받아 수익성이 높다보니 각종 택지개발지역이나 신도시지역에 업무용지나 상업용지를 늘린 택지공급이 이뤄지고, 비아파트가 잔뜩 들어서고 있습니다. 비아파트는 인구배분에서도 제외되기에 학교는 물론 노유자시설 전체가 못 들어가는 사태도 벌어지게 됩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아파트 단지인데, 아파트 대체용인 비아파트만 건설하도록 하면 나중에 다양한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비아파트를 넣어야 하는 경우, 용도를 전환해 같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지을 수 있도록 해주고, 그로 인해 높아지는 사업성의 절반 정도는 공공임대나 고령층·청년층을 위한 공유주거로 기부채납을 시키면 어떨까요.

이를 위해서 선행해야 하는 작업들은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처음부터 내 집 마련에 적합한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용도를 전환해 아파트를 짓게 할 때는 1급 장수명 아파트(라멘구조)로 건설하도록 하여 100년 이상 가는 미래형 스마트홈이 늘어나도록 한다면, 30년마다 재건축으로 골치를 썩이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잘못된 부분은 지금이라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가족들과 함께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거주할 수 있는 내 집입니다. 미리 정해진 용도가 아닌 내 집 마련을 원하는 국민을 위한 대책을 만들어 추진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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