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에 임상 본격화…레고켐바이오 '들썩'

입력 2021-12-29 17:47   수정 2021-12-30 02:05

레고켐바이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잇따른 영향이다. 또 과거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져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만 4건 기술이전
29일 레고켐바이오는 0.89% 오른 5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주가가 5%대 급등하기도 했다. 레고켐바이오는 24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나흘간 상승률은 10.3%.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이달 중순만 해도 개인들의 양도소득세 회피성 매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기술이전 소식이었다. 지난 27일 레고켐바이오는 영국의 익수다테라퓨틱스와 항체-약물 복합체(ADC) 항암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총 계약금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기술이전과 관련해 초기 임상비용 일부를 부담해 익수다테라퓨틱스와 공동 임상을 할 계획이다.

ADC는 최근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플랫폼 기술로, 항체의 표적화 능력과 약물의 세포 독성을 이용해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을 포함해 올해만 4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6월에도 영국 익수다와 ADC 플랫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이어 10월엔 홍콩의 안텐진과 ADC 플랫폼 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이어 11월엔 체코 SOTIO 바이오테크와 ADC 플랫폼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4건의 총 계약금액은 약 3조7000억원에 달한다.
○내년엔 본격 임상 성과 기대도
증권가에선 레고켐바이오가 기술이전을 넘어 내년엔 본격적으로 임상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술이전에 성공한 4건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이 내년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달 익수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ADC 플랫폼 역시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1상 임상계획승인(IND) 신청을 거쳐 이르면 내년 임상 1상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2015년 기술이전한 ADC 플랫폼이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푸싱제약을 통해 중국에서 임상 1a상을 진행 중인데, 내년 글로벌 학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푸싱제약이 임상 중인 항암제는 엔허투(Enhertu)가 경쟁 약물로, 엔허투는 최근 ESMO 학회에서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제로 캐사일라(Kadcyla)의 위치를 넘볼 만큼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며 “레고켐바이오는 중국 임상 1a상에서 엔허투 대비 높은 유효성과 최소한의 안전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이전과 임상 성과를 감안해 목표주가를 끌어올리는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7일 레고켐바이오 목표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1월 말 목표주가를 제시한 뒤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플랫폼이라는 특성과 ADC 기술에 대한 높아진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감안하면 기술이전 모멘텀은 여전하다”며 “내년에 가시화할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들의 성과까지 감안하면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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