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퍼레이션은 신사업으로 해외 7곳에 식품 관련 법인을 두고 있는데, 이 중 5곳의 법인장이 30대다. 이들은 한국인으론 ‘나홀로 부임’해 현지인 5~6명을 이끌며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에선 ‘햇병아리들이 뭘 하겠어?’라며 비아냥도 많았지만, 2년 만에 그런 험담은 쏙 들어갔다. 입사 5년차 35세 직원이 법인장으로 간 영국에서는 500만파운드(약 79억원)이던 매출이 2년 만에 1000만파운드(약 159억원)로 뛰었다. 역시 30대 중반의 법인장이 활약하는 캄보디아법인 매출은 2년 새 세 배 불어났다. 젊은 직원들의 열정을 높이 사 이들에게 신사업을 맡긴 회사 측의 과감한 결정과 트렌드 감각이 뛰어난 이들의 창의력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MZ세대 법인장들의 긍정 마인드와 패기로 뭉친 도전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신동진 영국법인장은 “거래 요청이 번번이 거절될 때마다 ‘이봐, 해봤어?’라는 정주영 회장의 말을 떠올렸다”고 토로한다.
이 회사에는 코로나라는 악조건을 감수하고 수출전선에서 인생을 걸어보겠다는 지원자가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드넓은 세계시장에서 뛰겠다는 젊은이들이 이처럼 많다니 든든하고 반가운 얘기다. 우리 젊은이들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역량과 열정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들이 능력을 펼칠 일자리가 부족할 뿐이다. 철밥통처럼 자리를 지키는 기득권 세력 탓이다. 대선 후보들은 MZ세대의 일자리를 가로막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그 해법을 내놔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MZ세대 표심을 잡는 길은 퍼주기식 공약이 아니라 그들의 도전정신을 살려 줄 일자리 창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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