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로 한국 문화가 관심을 모으면서 영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영국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영국 현대언어학 대학평의회(UCML)가 올해 발간한 보고서의 내용을 전하면서 2012∼2018년 사이 한국어를 전공하는 대학 신입생이 50명에서 175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어보다 한국어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K팝과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과 같은 콘텐츠의 인기 덕분"이라며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와 같은 플랫폼으로 (K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오징어게임'의 경우 4주 동안 넷플릭스를 통해 16억5000만 시간 동안 스트리밍돼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으로 꼽힌 사실을 비롯해 'K콘텐츠'의 인기를 칭하는 '한류'라는 단어를 소개했다.
한류의 중심에는 K팝이 있다는 분석이다. K팝은 2017년 5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추산됐지만, 지난해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24시간 만에 유튜브에서 유튜브 조회수 1011억 회 이상을 기록했다.
CLML의 대표이사(CEO)인 엠마 케일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전까지 유럽의 언어를 전통적으로 가르쳐왔지만, 비유럽언어로의 전환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여기에는 아랍어와 중국어, 한국어와 일본어가 결합돼 각 대학에서 언어와 문화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어 수업을 제공하는 대학 비율이 2018년 19%에서 2020∼2021년 31%로 증가할 동안 한국어를 제공하는 대학 비율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사들은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언어 학습 플랫폼에서 취미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취미로 언어를 공부하다가 전공하는 단계를 밟는다는 것.
호주 맥쿼리대학교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사라 키스는 "한국 문화가 서양인들에게 어필하게 된 건 많은 한국 창작자들이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문화를 소비하며 성장해온 '글로벌 문화'의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창작자들의) 문화적 산출문에서 서양인은 '익숙함과 새로움의 균형'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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