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24조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연간 순매도 규모로 사상 최대다. 올해 내내 ‘팔자’ 기조로 일관했던 연기금은 이달 들어 순매수 기조로 전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연기금 자금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4조510억원어치를 팔았다. 연간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다. 직전 최대 기록인 2009년(8조1770억원 순매도)보다 세 배가량 많고, 지난해(3조4192억원)와 비교하면 약 7배 많다. 올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조368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1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기금이 ‘역대급’ 순매도에 나선 이유로 국내주식 비중 축소를 꼽았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주식 비중을 올해 말 16.8%로 낮추고 2026년까지 14.5% 내외로 줄이는 자산 배분 계획을 발표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연기금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주식 지분 가치가 높아졌고 국내주식 비중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며 “연기금의 주식 투자는 기본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선 국내주식 순매수에 나서며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12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7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 들어 국내주식을 대거 내다 판 데다 하반기 들어선 시장도 조정받으면서 비중 부담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3분기 기준 18.4% 수준이었는데 현재 17.5%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16.8%±3%포인트)과 신규 여유 자금을 고려할 때 내년에는 올해와 같이 순매도 일변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금 순매수 1위 종목은 크래프톤이었다. 총 1조17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카카오페이(6860억원·3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3930억원·5위), 현대중공업(3360억원·6위), SK바이오사이언스(2800억원·8위) 등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 센터장은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은 연간 기준으로 볼 때 팔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순매수액이 높게 잡히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대형주를 팔고 새내기주를 사들이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흐름이다. 연기금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형태의 패시브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이 상장하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충족될 때까지 기계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형 IPO가 이어지면서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지난해에도 빅히트(현 하이브)를 2180억원, SK바이오팜을 20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내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 쓱닷컴,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IPO 종목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이 연기금의 대형주 매도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24조원’ 사상 최대 순매도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4조510억원어치를 팔았다. 연간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다. 직전 최대 기록인 2009년(8조1770억원 순매도)보다 세 배가량 많고, 지난해(3조4192억원)와 비교하면 약 7배 많다. 올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조368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1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기금이 ‘역대급’ 순매도에 나선 이유로 국내주식 비중 축소를 꼽았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주식 비중을 올해 말 16.8%로 낮추고 2026년까지 14.5% 내외로 줄이는 자산 배분 계획을 발표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연기금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주식 지분 가치가 높아졌고 국내주식 비중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며 “연기금의 주식 투자는 기본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선 국내주식 순매수에 나서며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12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7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 들어 국내주식을 대거 내다 판 데다 하반기 들어선 시장도 조정받으면서 비중 부담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3분기 기준 18.4% 수준이었는데 현재 17.5%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16.8%±3%포인트)과 신규 여유 자금을 고려할 때 내년에는 올해와 같이 순매도 일변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 팔고 새내기주 사들여
올해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순매도 금액은 10조948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도액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 밖에 LG화학(1조9880억원), SK하이닉스(1조8110억원), 네이버(1조5860억원), 현대차(1조1390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대거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10위권 종목 중 연기금이 순매수에 나선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9180억원)가 유일했다.연기금 순매수 1위 종목은 크래프톤이었다. 총 1조17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카카오페이(6860억원·3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3930억원·5위), 현대중공업(3360억원·6위), SK바이오사이언스(2800억원·8위) 등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 센터장은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은 연간 기준으로 볼 때 팔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순매수액이 높게 잡히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대형주를 팔고 새내기주를 사들이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흐름이다. 연기금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형태의 패시브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이 상장하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충족될 때까지 기계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형 IPO가 이어지면서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지난해에도 빅히트(현 하이브)를 2180억원, SK바이오팜을 20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내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 쓱닷컴,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IPO 종목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이 연기금의 대형주 매도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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