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원유 수출 중단…정유 4사 "대체 수입처 확보"

입력 2021-12-30 17:49   수정 2021-12-3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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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에너지 자급률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2023년부터 원유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0년대 중반부터 멕시코를 비롯한 비(非)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늘려온 국내 정유사들이 대체 수입처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인 원유 수출량을 내년 43만5000배럴로 절반 이상 줄이고, 2023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옥타비오 로메로 페멕스 최고경영자(CEO)는 “연료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멕시코 원유는 100% 국내에서 정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멕스의 수출 중단은 2018년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멕시코는 정유 능력이 국내 연료 수요에 미치지 못해 원유를 수출하고 미국 정유업체로부터 휘발유 등 연료를 수입해왔다.

멕시코의 원유 수출 중단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도입처를 다변화해온 한국 정유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의 멕시코산 원유 수입량은 2016년 2763만 배럴에서 지난해 5016만 배럴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원유 수입량이 약 10억~11억 배럴 수준으로 일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멕시코산이 2%대에서 5%로 증가한 셈이다.

정유업계는 다만 멕시코의 수출 중단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 4사 중 가장 여파가 큰 곳은 전체 수입량의 30%가량을 멕시코산으로 채워온 현대오일뱅크다. 높은 고도화율이 강점인 현대오일뱅크는 품질이 낮은 대신 가격이 싼 멕시코 등 남미산 원유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여왔다. 에쓰오일은 전량을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서 도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멕시코산 원유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멕시코를 대체할 수 있는 원유 도입처를 다수 확보한 상황”이라며 “원유 확보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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