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 부동산 시장에도 새로운 제도와 규제들이 도입된다. 특히 올해에는 오는 3월에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6월 지방선거까지 향후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각종 부동산 대책에 반발이 있었던 만큼 무주택자들은 물론이고 다주택자들까지 새로 시행되는 제도를 주목하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비롯한 대출 규제가 새롭게 적용되고 양도소득세, 상속세 등 세제 정비가 이뤄진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적지 않아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새해 1월부터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를 모아봤다.
◇2억원부터 차주단위 DSR 확대적용
우선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등을 합한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DSR 2단계 대출 규제(은행 40%)가 적용된다. 60%였던 제2금융권 DSR 기준도 50%로 하향 조정된다.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시로 DSR 규제가 확대된다. 대출 가능금액이 줄면서 주택 구매력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입주권·상가주택 양도소득세 정비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개발사업이 조합원입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정비사업의 범위와 사업기간 중 거주를 위해 취득한 주택을 양도하면서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이 되는 정비사업의 범위에 추가된다. 조합원입주권을 양도하는 경우 다른 주택이나 조합원입주권 뿐만 아니라 분양권도 보유하지 않아야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 받을 수 있다.
또한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상가주택을 처분할 경우 주택면적과 상가면적을 따지지 않고 주택부분에만 비과세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12억원 이하 상가주택은 주택면적이 상가면적보다 크면 모두 주택으로 인정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된다. 주택의 부수토지 범위도 기존 도시지역 내에서 주택정착 면적의 5배까지 인정하던 것을 수도권 도시지역 내 주거지역, 상업지역 및 공업지역은 3배로 축소한다.
◇상속세 공제대상 확대·연부연납 연장
피상속인과 10년 이상 계속 하나의 주택에서 동거한 경우 상속주택가액의 전부(6억원 한도)를 공제 받을 수 있는 상속인의 범위가 종전에는 ‘직계비속’에 한정되었으나, 2022년부터는 ‘직계비속의 배우자’까지 확대된다. 상속인의 납세 부담 완화를 위해 연부연납 기간도 기존 5년까지 허용되던 것이 10년까지로 연장된다.
◇미허가 주거용건물 및 미등재 물건 과세 강화
건축물에서 허가를 받지 않거나 사용승인을 받지 않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면적이 전체 건축물 면적의 50% 이상인 경우에는 그 건축물 전체를 주택으로 보지 않고, 그에 딸린 부속토지는 종합합산과세대상 토지로 간주한다. 또 재산세 과세대상 물건이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등 공부상 등재되지 않았거나 등재현황과 다를 경우 사실상의 현황에 따라 재산세를 부과한다.
◇보증보험 미가입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임차인 보호를 위해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임대사업자는 지자체장이 직권으로 등록을 말소할 수 있게 된다. 보증회사가 지자체장에게 보증 가입·해지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여 임대사업자 보증 가입여부를 파악하고, 미가입 사업자에게는 임대보증금 10%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외국인 임대사업자 등록관리 강화
외국인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외국인등록번호, 국적과 함께 체류자격과 체류기간 등이 담긴 신고서와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외국인 임대사업자 등록관리가 강화된다. 적합한 체류자격을 갖췄는지를 등록 신청 단계에서부터 확인해 외국인의 편법 임대업을 막기 위함이다.
◇통합 공공임대주택 다자녀 기준 2자녀로 변경
통합 공공임대주택 다자녀 가구 지원 기준이 3자녀에서 2자녀로 확대된다. 통합 임대공공주택은 기존 영구임대,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 유형을 통합한 주택이다. 다자녀 기준 확대에 따라 2022년부터는 기존의 소형 영구임대주택 2가구를 그린 리모델링해 하나로 통합하는 경우 2자녀 이상 가구에 공급할 예정이다. 매입임대는 보증금 전액 또는 최대 50%까지 완화하고 전세 임대료는 자녀 수에 따라 인하한다.
◇소규모 공공재건축, 용적률 완화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200가구 미만의 노후 주택단지(아파트·연립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 인센티브가 강화된다. 공공임대주택 기부채납을 전제로 용적률과 높이제한, 대지의 조경기준 등 건축규제가 완화되며, 인근 지역을 편입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사업시행면적을 20%까지 확대할 수 있다.
◇새 아파트 전기차 충전 주차면 5% 의무화
2022년부터 새 아파트와 전국 모든 노외주자창은 전기차 충전 주차면을 의무적으로 5% 이상 할당해야 한다. 기존 건축물도 공공시설은 2022년부터, 민간시설은 2023년부터 전기차 충전 주차면을 2% 설치해야 한다.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충전기 설치가 곤란하다면 지자체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부동산 관련 제도가 변경된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지정요건을 2월 11일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변경되며 임대계약을 2년간 유지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 1년을 인정해주는 상생임대인 제도도 도입된다.
3월부터는 공공주택사업자나 민간임대사업자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유주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동기숙사’ 용도가 신설된다. 공동기숙사는 최소 20실 이상이며 1실당 1~3인이 거주할 수 있다. 1인 개인공간은 10㎡ 이상이다.
6월에는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간참여자 개발이익 상한 규제가 생긴다. 대통령령으로 민간참여자 개발이익 상한을 정하고, 민간참여자의 이윤율과 수익배분 기준 등을 협약에 포함한 뒤 적정성 검토를 거치도록 한다.
무주택 청년에게 월세 20만원을 1년 동안 지원해주는 '청년 월세 지원 사업'도 2022년 상반기 시행된다.지원을 받아도 내야 할 월세가 남았다면 2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해주며, 초과 금액은 연 1.0% 수준으로 대출해준다. 지원 대상은 독립 거주 무주택 청년으로, 본인 소득이 중위소득 60% 이하면서 원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여야 한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약 15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7월에는 아파트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도가 도입된다. 완충재 자체의 소음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현재의 사전 인정제도는 폐지된다. 지자체가 단지별로 5%를 선정해 성능을 측정하고 개선권고를 하게 되며, 권고를 무시하면 성능 미달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등의 제재를 가한다.
2022년 7월부터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건보료)를 산정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 이하의 주택을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거나 임차를 위해 받은 대출금은 제외할 예정이다. 현재는 공시가격 5억원(대출금 2억원) 아파트의 경우, 5억원의 60%인 3억원을 과세표준으로 해 지역 건보료를 산출하지만, 향후에는 대출금 2억원을 제외한 1억원만 과세표준액이 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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