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신사업에 대한 도전과 혁신을 강하게 주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성공에 대한 경험만으로는 활로를 개척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회사가 생존하고 성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철저한 혁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적 발전을 이렇게 위협한 적은 없었다며 “과거 경험에 안주하지 말고, 전략적 유연성에 기반해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년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보니 기업이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닿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및 행복의 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수 없다”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새해 경영 방침으로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사업 생태계 확장’을 제시했다. 허 회장은 “코로나19와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제시한 사업 생태계는 GS 계열사 간 협업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이라는 게 GS그룹 측 설명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외부환경 대응을 위한 애자일(agile) 조직으로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애자일은 작고 민첩한 조직을 통해 경영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업 혁신전략이다. 조 회장은 “우리 회사는 아직도 환경 변화에 빠른 대응과 실행력이 부족해 경쟁에 뒤지거나 실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회사 체질을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부서 간 협력을 통해 호랑이처럼 민첩한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경영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직접 현장에 나가 정보를 빠르고 폭넓게 수집·분석해 디지털 전환을 한 뒤 이를 모든 경영활동에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배재훈 HMM 사장은 새해엔 물류와 정보기술(IT) 역량을 강화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기회를 앞세운 중장기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종무식을 따로 열지 않고 한 해를 마무리했다. 새해 시무식도 이메일을 통한 신년인사로 대체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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