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지난해 5% 올랐지만…호랑이해는 '불안해'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2-01-01 08:15   수정 2022-01-01 08:1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1년 닛케이225지수는 4.9% 올랐다. 미국 다우지수 상승률(19.2%)의 4분의 1수준이다. 대만 가권지수와 인도 센섹스지수는 20% 이상 올랐다. 독일 DAX지수와 영국 FTSE100지수도 15% 가량 상승했다. 주요 증시 가운데 일본보다 대표 지수의 상승률이 낮았던 곳은 상하이증시 정도였다.

일본증시에는 매년 12간지와 관련한 격언이 등장한다. 호랑이의 해를 맞은 2022년 일본증시 격언은 '범, 천리를 달린다(寅千里を走り)'이다. 천리를 달린다는 기대와 달리 지금까지 호랑이의 해에는 대체로 주식시장이 하락했다.

도카이도쿄조사센터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차례 호랑이띠의 해 가운데 5차례는 닛케이225지수가 연초가보다 하락했다.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호랑이의 해는 12간지 가운데 최악의 해라는 설명이다.

1962년(최고치 1589.76)은 쿠바 미사일 위기로 닛케이지수가 0.8% 하락했다. 1974년(4787.54)은 오일쇼크로 11.4% 빠졌다. 1998년(17,264.34)은 아시아 통화위기 여파로 9.3%, 2010년(13,339.30)은 일본항공(JAL) 파산과 유럽채무위기로 3.0% 내렸다.

호랑이의 해에 유일하게 지수가 오른 때는 일본의 버블(거품)경제가 절정을 향해 가던 1986년(18,936.24)으로 지수 상승률이 42.6%에 달했다. 1986년의 급등 덕분에 호랑이의 해 전체 평균 지수상승률도 1.8%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호랑이의 해에 대체로 지수가 하락했지만 주식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 해라는 분석도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일본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했고, 1974년 오일쇼크 이후 일본경제는 경영합리화 등 본격적인 개혁을 나섰다. 1986년의 상승장세는 3년후 닛케이225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38,915까지 오르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2022년은 주요국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축소하는 대전환기를 맞음에 따라 주식시장이 고전할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수습에 따른 기대심리가 호시탐탐 상승장세 전환을 노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일본 기업이 관련한 인수·합병(M&A)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M&A 자문사 레코프에 따르면 2021년 일본 기업이 매수자나 매도자로 관련한 M&A는 4280건으로 전년보다 15% 늘었다.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의 4088건을 2년 만에 넘어섰다.

거래규모는 16조4844억엔으로 30조엔에 달했던 2019년에 미치지 못했다. M&A 1건당 평균 거래규모는 38억엔으로 전년보다 3% 줄었다. 디지털개혁과 탈석탄화의 흐름을 좇는 M&A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출된 공급망 약점을 보완하려는 M&A도 증가했다.

히타치제작소가 7월 미국 글로벌로직을 약 1조엔에 인수한 것이 지난해 일본 기업과 관련한 최대 규모의 M&A였다. 파나소닉이 9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블루욘다를 약 7700억엔에 매수한 거래가 뒤를 이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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