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서도 ‘1월 효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5년 코스피지수가 두 해를 제외하면 1월에 모두 올라서다. 하지만 올해 1월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상장할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의 ‘블랙홀 효과’ 때문이다.
예상 시가총액이 70조~100조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펀드 자금을 대거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기 위해 다른 종목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다른 종목들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규모다. 공모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가 확실시된다. 시총이 100조원에 달하면 SK하이닉스(3일 시총 93조원)를 제치고 시총 2위를 차지한다.
공모금액 기준으로도 최대 기록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기록인 삼성생명(4조8881억원), 크래프톤(4조3098억원)을 두 배 이상 넘어선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ETF에서 수천억원을 편입해야 한다.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각종 인덱스펀드에서도 상당한 규모를 투자해야 한다. 연기금, 해외 2차전지 ETF, 해외 패시브 펀드를 포함하면 대기 자금이 최소 수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상장 후 유통 물량은 전체 주식의 14.5%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와 우리사주 물량(85.5%)이 보호예수로 묶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공모금액(12조7500억원)만으로 대기 수요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상장 후에 매수세가 쏠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운용자금이 한정된 상황에서 펀드들은 다른 종목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아야 한다.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패시브 펀드는 비싼 가격에도 주식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블랙홀처럼 투자금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펀드들이 다른 종목을 강제로 팔아치우는 과정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시장이 단기 충격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본래 펀더멘털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서 기회를 노리라는 조언도 나온다.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등 우량주는 작년에 부진했는데, 올해부터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광욱 대표는 “반도체와 전기전자는 가격 메리트가 있고 4차 산업혁명 확산에서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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