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시장에서 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대형 아파트의 공급이 점차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높아져서다. 여기에 추첨제 물량이 있는 대형 아파트는 가점이 낮아도 청약에 도전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는단 분석이다.
4일 더피알이 부동산R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형 아파트(전용 85㎡초과)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5.17대 1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 아파트(전용 85㎡이하) 경쟁률은 23.00대 1로 대형 아파트보다 부진했다.
대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우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2016년 대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8.16대 1로 중소형 아파트 13.77대 1을 따돌렸고, 2017년 대형 아파트 경쟁률은 16.36대 1, 중소형 아파트는 11.68대 1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대형 아파트 32.4대 1, 중소형 아파트 12.75대 1 △2019년 대형 아파트 30.61대 1, 중소형 아파트 13.12대 1 등으로 격차는 더 커졌다.
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미쳤단 설명이다. 감염병으로 외부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집은 단순 주거를 넘어 문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 장소가 됐다. 때문에 보다 넓은 주거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대형 면적의 공급이 부족, 희소성이 높아진 점도 인기의 배경이다. 1998년 이후 2015년까지 대형 면적은 연간 전체 공급 물량의 10% 이상을 유지해 왔지만, 2016년 8.01%를 기록한 이후 2020년까지 5년째 한 자릿수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1월 기준 9%에 그쳤다.
이 밖에도 전용 85㎡초과 물량에서는 추첨제 물량이 있어 가점이 낮은 예비 청약자들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대형 아파트의 인기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 출범 후 중소형 위주로 공급이 되면서 대형 타입의 희소성이 높아져 청약 성적이 역전됐다"며 "소득 수준이 상승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점, 추첨제로 비교적 당첨확률이 높은 점 등이 대형 아파트 인기의 원인"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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