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EV6는 지금 사도 올해 안에는 받기 어렵다고 봐야죠. GV60은 전기차 보조금 받으려면 최대 1년 반까지 걸립니다." (경기도 소재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
지금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구매해도 올해 안에 출고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적체 물량이 해소되지 못하고 올해까지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 수급 상황이 100%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전기차라 보조금 문제까지 겹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인 이달 아이오닉5와 EV6를 주문할 경우 출고까지 최소 1년 기다려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오닉5는 12개월, EV6는 13개월씩 대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 GV60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출고하려면 대기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차량이 확보돼도 잔여 보조금이 남아 있어야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신규 보조금 물량이 투입될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다.
사실상 올해 주문시 계약 취소 물량, 이른바 '취소차'를 인도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연내 차량을 받기 어려운 셈이다. G80 전기차의 경우 출고 가능한 재고 차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기존 물량에 신규 주문 물량까지 대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기존 적체된 물량을 완전하게 해소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 현재 출고 대기 중인 아이오닉5, EV6, GV60 물량은 모두 8만10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이오닉5는 9개월간 2만2671대, EV6는 5개월간 1만1023대, GV60는 3개월간 1190대 팔렸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추산한 이들 3개 차종의 연간 판매 가능 대수는 총 6만1400대, 출고 대기 물량(8만1000대)의 76%에 불과하다. 출고 지연 해소가 더딜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도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는 대당 200~400개 반도체가 쓰이는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 사용량이 3배가량 더 많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 누적 주문량은 올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이미 초과했다.
업계 일각에선 최소 하반기에나 반도체 수급난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에서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차량이 생산돼도 신청 가능한 전기차 보조금 물량이 없다면 고객 인도까지 시간은 더 걸린다고 봐야 한다"며 "GV60의 경우 최대 1년 반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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