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출입銀, 30억달러 외화채 발행...국내 기업 역대 최대

입력 2022-01-04 11:13   수정 2022-01-04 17:04

이 기사는 01월 04일 11: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 30억달러 규모 외화채 발행에 나선다. 투자자 확보에 성공한다면 국내 기업의 최대 규모 외화채권 발행이며, 연초 국내 민간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미국과 아시아·유럽 시장에서 3·5·10년 만기 공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5일 수요예측을 시작해 한국시간 기준 다음날 발행 규모와 금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날 회사채 발행을 위해 JP모간, 씨티그룹, BNP파리바, HSBC를 비롯해 다이와, MUFG, KB증권 등 국내외 대형 금융사들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수출입은행은 한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AA·S&P기준)을 인정받는다.

발행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30억달러 가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최대한 많은 자금을 조달한다는 전략이다. 목표치까지 발행한다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40억달러 규모 외평채를 발행한 특수상황을 제외하면 역대 한국물 달러화 채권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초에도 15억 달러 규모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10년 만기물 발행금리가 미 국채 수익률에 0.38%포인트를 가산한 연 1.6% 가량에 불과했다.

이번엔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시장상황 속에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3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얘기가 퍼지면서 기관들이 채권을 내다파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출입은행은 10년 만기물을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의 하나인 그린본드로 발행하는 등 투자자 확보를 위한 전략을 마련중이다.

연초 해외자금조달을 준비하는 한국 민간기업들 역시 수출입은행의 이번 회사채 발행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달중 일본 엔화로 약 300억엔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중이다. 한화생명은 과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기일이 다가오면서 달러화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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