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원들과 함께한 한종희 'CES 기조연설'…"경험을 팔자" [CES 2022]

입력 2022-01-05 11:30   수정 2022-01-05 14:11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사진)은 4일(현지시간)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을 주제로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2' 기조연설에 나섰다.

한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규정했다. 그는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 등을 통해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특히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삼성전자의 20대 직원들이 주축인 '퓨처제너레이션랩' 직원들에게 설명을 맡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제품 개발·유통·사용·폐기 모든 단계에 '친환경' 강화
한 부회장은 지속가능성을 갖춘 제품을 소비자들이 사용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동참하게 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일상'(Everyday Sustainability)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제품의 개발에서 유통, 사용, 폐기까지 제품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탄소 저감 인증'을 받은 메모리 반도체 5종은 각각의 칩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70만t 가량 줄이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TV,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에 대해 영국 친환경 인증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제품 전체 사이클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그 동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QLED', '갤럭시 버즈2, '패밀리 허브'와 같은 인기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해 왔다.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올해 전년 대비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조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모든 모바일·가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예정이다.


제품 포장 단계에서도 친환경 요소를 강화한다. 지난해는 전체 TV 박스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지만 올해는 박스 안에 삽입되는 스티로폼과 홀더 등 부속품에도 일괄 적용할 계획이다. 포장 박스를 생활 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는 TV 뿐만 아니라 청소기, 비스포크 큐커,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제품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QLED 제품에 처음 적용했던 친환경 솔라셀 리모컨은 올해 TV 신제품과 생활가전 제품군에 확대 적용된다. 솔라셀 리모컨은 기존 태양광 충전 뿐 아니라 와이파이 공유기 등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충전하는 기능을 추가해 불빛이 없는 밤에도 충전할 수 있다. 친환경 리모컨을 적용하는 제품 판매량과 사용 기간을 감안할 때 2억개 넘는 배터리를 줄일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용자 맞춤형 경험과 고도화된 연결성 구현
한 부회장은 고도화된 연결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도 소개했다. 특히 미래 연결 사회를 주도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염두에 두고 이와 관련한 설명을 삼성전자 퓨처제너레이션랩 직원들에게 맡겼다. 퓨처제너레이션랩은 Z세대를 대표해 다양한 지역, 업무, 재능, 문화적 배경을 가진 20대 직원들 주축으로 구성됐다. 브랜드와 제품 마케팅을 기획·실행하는데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어떤 공간에서든 사용자 필요에 따라 '나만의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는 '더 프리스타일'을 공개했다. 더 프리스타일은 포터블 스크린으로 한 손에 들어오는 디자인, 자유자재로 회전해 원하는 각도로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는 점이 MZ 세대에 특화된 개인용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또 삼성 스마트 TV와 모니터를 활용해 한층 진화된 게이밍 환경을 구성하는 신규 플랫폼 '게이밍 허브'와 게이머들을 위한 고성능의 차세대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도 새롭게 선보였다.

게이밍 허브는 게이밍 시장 소비자들을 위해 하드웨어 개선은 물론 게임 도중 음악 청취, 관련 영상 시청 등 사용성까지 개선해 사용자가 원하는 게임을 제약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여러 파트너사의 클라우드 게임을 삼성 스마트 TV를 통해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거론된다. 오디세이 아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폼팩터의 스크린으로, 우주선 조종석에 앉아 게임을 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 워치4는 구글과 협업한 통합 플랫폼과 '원 UI 워치'(One UI Watch)를 최초로 탑재해 갤럭시 생태계를 강화했다. 특히 '삼성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탑재해 개선된 건강 관리 기능을 구현했다. 스마트 TV와 연동해 홈트레이닝을 즐기는 등 종합 헬스 트레이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 'IoT 표준' 정립
삼성전자는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 '비스포크 홈'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와 연계해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유메이크(#YouMake)'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특정 제품을 단발성으로 선보이는 개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라이프스타일 선택권을 넓히는 장기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경험에서 한 단계 나아가 고도화된 연결성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도 소개했다. '홈허브'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여러 가전 제품들과 서비스를 활용해 맞춤형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태블릿 형태로 집에 두고 가족과 함께 공유 가능한 제품이다. 가전 제품의 최적화된 활용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안내 받고 확인할 수 있으며 집안 어디서나 '빅스비' 음성 제어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스마트싱스 허브'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스마트싱스 허브는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 예정인 스마트 TV, 스마트 모니터,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에 적용돼 별도의 IoT 허브가 없어도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제품간 연결성 강화를 위해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 손잡고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등 유명 업체들과 연합해 가전 IoT 표준을 정립함으로써 전세계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을 하나의 홈 IoT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위기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의 가치를 일깨웠다"며 "전자 업계와 고객사, 소비자 모두가 작은 변화를 만드는데 동참한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동행은 꼭 실천돼야 한다. 다음 세대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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