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여제' 김가영(39)이 2년 만에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정상에 올랐다.
김가영은 4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강지은(30)을 4-1(11-6 11-6 10-11 11-1 11-6)로 제치고 우승했다. LPBA 투어 첫 시즌인 2019년 12월 SK렌터카 챔피언십(6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지 25개월 만에 일궈낸 통산 2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김가영은 상금 2000만원과 시즌 랭킹포인트 2만포인트를 받았다.
김가영은 첫 우승 이후 3차례나 결승에 진출했지만 매번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도 4번째 도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준우승 징크스'를 깼다.
김가영은 첫 세트부터 강지은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2-4로 끌려가던 김가영은 8이닝에서 5득점을 쌓아 올리며 7-4로 단숨에 역전한 뒤 9이닝 1득점, 12이닝과 13이닝에서도 점수를 추가해 11-6으로 첫 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17이닝 장기전으로 이어졌으나 역시 김가영이 따냈다. 강지은의 초구 실패를 3득점으로 연결한 김가영은 3이닝 1득점에 이어 9이닝부터 매 이닝 득점하며 9-6으로 앞섰다. 이후 16이닝 1득점, 17이닝 1득점으로 11점에 도달, 11-6으로 2세트를 따내며 격차를 벌렸다.
3세트는 팽팽한 접전 끝에 강지은이 한 세트를 만회했다. 4세트에서는 김가영의 집중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그는 1이닝 1득점을 시작으로 6이닝 동안 단 한 차례의 공타도 없이 득점하며 11-1로 승리했다.
벼랑 끝에 몰린 강지은은 5세트에서 5-2로 앞서갔으나 김가영이 3세트 1득점을 시작으로 4이닝 4득점, 5이닝 4득점으로 11-6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가영은 "3년 동안 했던 모든 노력과 고생을 보상받는 느낌이다.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에서 수구를 바꿔치는 실수도 있었지만, 경기에 너무 과몰입하다 보니 실수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남은 세트를 집중력을 갖고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70점 정도를 주고싶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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