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유동성 흡수 '저울질'…환율 1200원 넘나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01-05 16:11   수정 2022-01-05 17:16

미국 중앙은행(Fed)의 보유 국채를 팔아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을 넘어서 이른바 '양적긴축' 카드도 꺼낼 채비다. Fed가 달러가치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원·달러 환율도 1200원에 근접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원 80전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달러당 1196원 9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원 90전 오른 1197원에 출발했다. 장중에는 1199원 70전까지 치솟으며 1200원 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환율은 올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거래 마지막 날인 12월 30일에 1188원 80전으로 마감한 환율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1191원 80전, 4일 1194원10전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Fed가 오는 3월 첫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고금리를 좇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가치도 뛰게 된다. 지난달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보면 18명 가운데 10명이 올해 세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Fed가 금리인상과 함께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할 조치도 검토 중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에 Fed가 대차대조표(자산)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해 12월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문제와 관련해 올 1월에 열리는 정례회의 때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양적완화로 매입한 국채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 축소로 가닥을 잡으면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게 된다. 이른바 ‘양적긴축’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Fed는 현재 8조7600억달러(약 1경406조8800억원) 규모의 미 국채·주택저당증권(MBS)을 보유 중이다.

금리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4일(현지시간) 미 국채 금리 10년물은 전날보다 0.017%포인트 오른 연 1.654%에 마감했다. 작년 11월 23일(연 1.676%) 후 가장 높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Fed 3월 금리인상 시나리오가 굳어지면서 1200원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당국의 개입을 경계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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