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이 고비를 넘었다. 실거래가가가 하락하고 분양 아파트에서 미계약 분이 나오면서 불거진 침체론 속에서 2만명이 넘게 몰리는 청약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송도 분양시장이 출렁인 것에 대해 "결국 초반 대출 가능성이 분양시장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30의 5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더샵 송도아크베이’는 전날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486가구를 모집하는데 2만2848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47.01대 1을 기록했다.
이번 1순위 청약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98㎡ 기타지역으로 421.22대 1(1만284명)을 기록했다. 이 면적대 당해지역 역시 144.27대 1로 높은 경쟁률이 나왔다. 전용 179㎡ 기타지역도 114.00대 1, 전용 84㎡A 기타지역 역시 109.83대 1로 세 자릿수 경쟁률로 집계됐다.
지난 4일 진행한 특별공급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공(기관 추천분 제외) 81가구를 모집하는데 2484명이 몰려 평균 30.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84㎡B 생애최초로 8가구 모집에 541명이 몰려 67.62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A 역시 생애최초에서 61.50대 1(8가구 모집에 492명 청약)의 높은 경쟁률이 나왔다.
특히 올해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됐다.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은행에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오는 7월부터는 대출액 기준이 1억원 이상으로 더 강화된다. 때문에 소득이 낮거나 이미 대출이 있는 경우 당첨자들은 중도금과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청약이나 계약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더샵 송도아크베이 전용 84㎡A형과 84㎡B형, 98㎡의 경우 분양가가 모두 9억원 아래로, 이들 가구에 대한 중도금 대출은 별도 안내 예정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분양가가 경쟁률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은 대출을 이용해 집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규제 등으로 대출이 억눌려있는 상황이라 대출 가능 여부에 매수심리가 좌우된다"며 "대출 가능성이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약으로 향후 분양 단지들의 분양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은 이번 사례를 참고해 분양가를 9억원 아래로 책정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 박지민 대표는 "전용 84㎡만 봤을 때 인천에서는 63~64점이, 기타지역에선 69점이 최저 당첨가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69점은 4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최대로 채웠을 때 나올 수 있는 점수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9층, 총 4개동으로, 아파트 775가구, 오피스텔 255실로 조성된다. 외국인 임대 물량을 제외한 아파트 608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가는 적게는 7억3590만원에서 많게는 23억원까지 형성됐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실수요자라면 청약에 도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많았다. 단지는 인천 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 바로 앞에 있어 역세권에 해당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도 계획돼 있다. 향후 수변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다만 송도국제도시는 투기과열지구이기 때문에 소유권을 이전할 때까지는 전매가 제한된다, 재당첨 제한도 10년에 달한다는 점도 유의할 점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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