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6일 06: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항공운송 기업들이 올해 과도기적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하락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화물 사업의 이익창출 기조에도 낮은 탑승률과 고정비가 수익성을 제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항공운송 산업의 신용 전망은 유동적이다. 단정적으로 긍정적이나 부정적 방향성을 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가 완화되면서 주력인 국제 여객 사업의 수익창출능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출현 탓에 국제 이동의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경기 회복과 공급망 경색에 따라 항공 화물 실적이 나쁘지 않을 전망이지만 국제유가나 금리·환율 등 외부 변수의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
현재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으로 각각 BBB+, BBB-를 부여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매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투기 등급으로 전락한다.
대한항공은 대규모 자본확충과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신용등급 하향 조정 압력이 크게 줄긴 했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주력인 국제 여객 사업 부진과 이익창출능력의 가변성 때문이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여객 운항 감축에 따른 변동비 감소, 인건비 절감, 신규 항공기 도입 이연에 따른 상각비 감소 효과가 있다"면서도 "화물 중심의 실적 호조는 본원적인 이익창출능력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국제여객 수요 회복 수준과 사업 환경 정상화 때 본원적인 이익창출능력 변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경과에 따라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과정에 내재한 불확실성 탓에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달고 있다. 적시에 유상증자가 완료되고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무 부담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 진행 경과에 따라 신용도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올해 항공운송 산업의 사업 환경 전망이 비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근원적인 변수가 여전한 데다 국가 간 이동에 기반하는 항공운송 산업의 특성상 '전세계적인 백신 보급 확대→입출국 제한 완화→일상 회복 초기 과도기적 시행착오 경험→백신·치료제 효능 개선→여행 심리 회복→실적 개선’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수요 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선 운영을 재개하면서 당분간 낮은 가동률이 예상된다"며 "운항 재개를 위한 인건비·시설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해 수익성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의 향후 신용도 관련해선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영향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며 "인수로 인한 단기적인 자금 부담이 크진 않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열위한 사업 구조와 재무안정성을 보면 계열 편입 이후 통합 경쟁력과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 변화에 대한 관찰이 요구된다"고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올해도 저조한 영업실적을 낼 전망이다. 여객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데 여객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엔 시일이 걸릴 예정이라서다. 전문가들은 영업적자와 현금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적 수단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 공항이용료·임차료 감면 조치는 실적 저하를 보완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직접적이고 충분한 재무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대주주로부터 재무적 지원 수준에 따라 LCC의 사업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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