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처음 치러진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금융사가 '보통' 등급을 받았고 DGB생명과 KDB생명, 현대캐피탈 등 3개사는 '미흡' 등급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각 금융사의 내부통제체계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한다. 평가등급은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취약' 5등급 체계다. 지난해에는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 따라 실태평가가 법제화되면서 금소법에 따른 최초의 평가가 진행됐다. 평가 대상 금융사는 은행 5개, 생명보험사 6개, 손해보험사 4개, 카드사 3개, 비카드 여신전문금융회사 1개, 저축은행 3개 등 총 26개사다.
금융감독원이 6일 공표한 2021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 따르면 26개 금융사 중 국민은행, 현대카드, 삼성증권 등 3개사가 '양호' 등급을 받았다. DGB생명, KDB생명, 현대캐피탈이 '미흡' 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20개 금융사는 모두 '보통' 등급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없었다.
2020년 평가와 비교하면 '양호' 등급 이상 금융사 비율이 40.0%에서 11.5%로 감소했다. '양호' 등급 이상 회사는 7개사가 감소했고, '보통' 등급이 9개사 증가했다. '미흡' 등급은 1개사 감소했다.
금감원은 이번 평가에서 금융사의 내부통제체계 운영 충실도 등 질적 평가를 강화함에 따라 '양호' 등급 이상의 금융사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사태 및 증권거래 증가 등에 따라 증가한 민원과 중징계 조처를 반영해 종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금감원 검사에서 중징계를 받은 신한카드, 현대캐피탈의 경우 종합 등급이 각각 '양호' 및 '보통'에서 '보통' 및 '미흡'으로 1등급씩 하락했다.
금감원은 종합등급과 비계량 평가등급이 미흡인 금융사에는 개선을 요구하고, 각사로부터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소법에 따라 실태평가 결과를 평가대상 회사 및 업권별 협회에
통보하여 게시토록 할 예정"이라며 "또 종합등급 ’미흡‘인 회사는 평가 주기와 관계없이 올해 실태평가를 실시하는 등 내부통제체계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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