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 “대한민국 정치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거대 여야의 대선 후보 모두 주춤한 가운데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안 후보는 “아직도 추격자”라며 “국민께서 한 번 눈길 주셨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당내 분위기를 다잡았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응원의 열기가 높아지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한편으론 높아지는 지지율보다 몇 배나 더 큰 책임감을 느끼는 등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선대위 해산 등 내홍으로 혼란한 틈을 타 안 후보가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이준석’으로 대변되는 당내 중도개혁층과 멀어지면서 실망한 2030과 중도층이 안 후보에게 쏠리고 있어서다.
안 후보는 “교만하면 국민들은 금방 눈치를 챈다”며 “우리가 무조건 옳다는 교만, 우리가 정의라는 독선 대신 언제나 국민께서 원하고 미래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또 “불의한 강자가 아닌 정의로운 약자가 이기는 선거, 힘과 진영논리가 아닌 합리와 상식이 선택받는 선거를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지지층 결집을 요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안 후보는 이날 발표한 두 건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여 상승세를 입증했다. 알앤써치(4~5일 조사)가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안 후보는 12.2% 지지율을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38.5%), 윤 후보(34.2%)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안 후보의 순위는 지난 조사(지난달 16일)와 동일했지만 지지율은 8.8%포인트 상승했다. 윤 후보가 지난 조사 대비 8.1%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윤 후보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안 후보 측으로 넘어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18~29세 지지층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안 후보는 18~29세 지지층에서 28.6%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24.3%)와 윤 후보(18.6%)를 모두 앞질렀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지지할 후보를 물은 결과 윤 후보 32.7%, 안 후보 43.5%로 집계됐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3~5일 조사)가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안 후보는 12%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36%), 윤 후보(28%)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6%)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대선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는 처음 조사 대상에 오른 안 후보가 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 후보가 41%,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34%, 윤 후보가 32%였다. 대선 후보 중 도덕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고르라는 질문에서도 안 후보는 35%로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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