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기자본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이모 씨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씨는 7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어지럽다"며 경찰에 진료를 받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를 체포한 뒤 전날 14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금 담당 업무를 맡았던 이 씨는 잔액 증명서를 위조하고 공적 자금을 개인 은행 계좌와 주식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경찰은 이 씨 외에도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에서 근무한 직원 2명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이 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씨 단독 범행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영장이 발부 이후 공범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면서 아직 찾지 못한 나머지 횡령 자금을 추적하는 데 수사를 집중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이 씨가 사들인 금괴 851개 중 절반은 현장에서 압수했지만, 나머지의 소재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횡령 자금은 최소 수백억원에 달한다.
한편 이 씨의 변호인은 전날 SBS와 인터뷰에서 "횡령 자금의 규모를 결정하고 금괴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구체적인 물증은 없으나 회장을 독대해 지시를 받은 적이 있고, 금괴의 절반을 회장에게 건넸다고 이 씨가 말했다"고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입장문을 통해 명백한 허위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을 진술한 횡령 직원과 변호사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포함한 법적 조처를 할 것을 법무법인과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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