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부 말 들었다가…" 오스템에 2억 물린 개미 '절규'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입력 2022-01-08 15:34   수정 2022-01-08 17:14


18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주가가 최소 반토막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일부 주주들은 신라젠 사태를 떠올리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팀장 이모씨가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3일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증권업계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피할 수 없고, 거래정지 기간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는 최소 5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지금의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오스템 주가는 작년에만 3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한 소액주주는 “흙수저로 태어나 10년 동안 모은 2억5000만원을 오스템에 투자했다”며 “작년 12월 현금화 하려던 것을 예비신부의 권유로 미뤘다가 이 사달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예비신부가 배당금 수취를 위해 매도를 미루라고 권유했다는 전언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시가 배당률은 1.24%입니다.


일부 주주들은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앞서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사례를 보면 투자금을 빠른 시일 내에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 주주는 “신라젠을 봐라. 거래 재개된다고 하더니 2년째 풀릴 기미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내부통제와 오너리스크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4년에도 대주주의 횡령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적이 있습니다. 2018년에는 증권가 예상치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회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까지 오스템에 대거 투자했습니다. 증권사들은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에게 총 11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내줬습니다. 고객들의 돈이 담긴 펀드 자금도 대거 투입됐습니다.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도 44%에 달합니다.

회사의 이력을 살펴본 기관들은 손실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한 증권사는 최 회장의 10년 전 성추문 스캔들을 살펴본 이후 주식담보대출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연 3~4%의 주식담보대출 이자를 받기 위해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지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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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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