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가 범행 전에 50억원씩 두 차례 회사자금을 빼돌렸다가 채워넣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이씨는 작년 3월께 회삿돈 50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가 다시 회사 계좌로 돌려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50억원을 한 번 더 뺐다가 원상복구시켰다.
마치 본격적으로 범행을 벌이기 전에 회계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 같은 행동이다. 이 100억원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금액으로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공시한 횡령 금액인 1880억원에는 포함돼있지 않다.
이에 따라 이씨가 오스템임플란트로부터 빼돌린 금액은 총 1980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이씨가 100억원은 다시 돌려놨기 때문에 회사 피해 액수는 1880억원으로 유지된다.
100억원을 뺐다가 다시 넣는 과정에서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았던 이씨의 범행은 이후 급격하게 대담해졌다. 100억원, 200억원 등 수 백억원씩 5차례에 걸쳐 회삿돈 480억원을 빼냈던 그는 작년 10월엔 1400억원을 한 번에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이에 경찰은 이씨가 우발적으로 횡령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미리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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