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 중 하나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국립교향악단으로 명칭을 바꾼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다음달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통해 악단 명칭을 바꿀 계획이다. 구체적인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립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오케스트라’ 등을 후보로 두고 검토 중이라고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9일 밝혔다.
코리안심포니가 악단 이름을 바꾸기로 한 건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사실상 국립단체인데도 ‘국립’이란 단어가 앞에 붙어 있지 않아 민간 오케스트라로 비춰지는 경우가 잦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관객이나 해외 예술단체 등이 코리안심포니가 국립 예술단체인지 모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립’이란 명칭을 달더라도 예산 지원과 위상 등에서 달라지는 건 없다.
코리안심포니는 한국의 1세대 지휘자 겸 작곡가인 홍연택 전 국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1928∼2001)가 1985년 민간 오케스트라로 창단했다. 1987년 국립극장 상주단체로 지정돼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의 반주를 도맡아 매년 70~80회 가까이 연주했다. 2000년 문체부의 예술의전당 활성화 정책에 따라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과 함께 본거지를 국립극장에서 예술의전당으로 옮겼다.
이듬해 문체부 산하 재단법인이 되면서 국립 예술단체로서의 성격을 확실히 갖췄다. 이후 코리안심포니는 매년 운영 예산의 7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대표는 문체부 장관이 임명하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의 명칭 변경 방침에 과거 ‘국립교향악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던 KBS교향악단이 반발하고 있다. KBS교향악단 노동조합은 지난 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문체부가 국민 공감대도 형성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국립교향악단의 뿌리는 KBS교향악단에 있다”고 주장했다. 1956년 창단한 KBS교향악단은 1969년부터 국립극장이 운영하면서 국립교향악단으로 불렸다. 1981년 KBS로 운영권이 넘어간 뒤 현재의 이름을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코리안심포니 역시 ‘국립’의 역사를 잇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공연계 관계자는 “1981년 국립교향악단이 KBS교향악단으로 바뀔 때 홍연택 상임지휘자가 휘하 사단을 이끌고 나와 1985년 설립한 악단이 코리안심포니”라고 설명했다. 국립교향악단의 적통을 자신들만 잇고 있다는 KBS교향악단의 주장은 억지라는 것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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