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선수 임성재(24)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새해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820만달러) 3라운드 마지막홀을 짜릿한 샷 이글로 마무리하며 상위권을 지켰다.
임성재는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의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골프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5타를 쳤다. 앞서 1, 2라운드에서 각각 6언더파를 친 그는 중간합계 20언더파 199타로 패트릭 캔틀레이(30·미국), 맷 존스(42·호주)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공동 선두 욘 람(29·스페인), 캐머런 스미스(29·호주)와는 6타 차다.
이 대회는 전년도 PGA투어 우승자 38명만 진출하는 ‘왕중왕전’이다. 임성재는 이날 티샷이 다소 불안정했지만 감각적인 퍼트를 앞세워 사흘 연속 상위권을 유지했다. 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곧바로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이어 다음홀에서 연이은 버디로 분위기를 상승세로 바꿨다. 전반에 2개의 버디를 추가한 그는 후반 들어 파세이브를 이어가다 14번홀(파4)에서 다시 한번 흐름을 바꿨다. 티샷이 그린 옆 벙커에 들어갔지만 세컨드샷으로 공을 홀에 바짝 붙여 버디에 성공했다. 15번홀(파5)에서도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며 기세를 올렸다.
경기 막바지에는 임성재의 퍼트가 빛을 발했다. 이번 코스 중 최고 난도로 꼽히는 17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앞에 멈춰 투온에 실패했다. 임성재는 세 번째 샷에서 퍼터를 잡고 나섰다. 공은 퍼터를 맞고 14m를 굴러 홀에 안착했다. 이글 퍼트였다. 임성재는 3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무리해 최종 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2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10위권으로 도약했던 김시우(27)는 이날 퍼트 난조로 4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중간합계 14언더파 205타, 공동 19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경훈(31)은 4언더파 69타를 쳐 중간합계 7언더파 212타, 공동 34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람은 이글 1개에 버디 11개, 보기 1개로 이날 하루에만 12타를 줄이며 스미스와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12언더파 61타를 친 람은 먼저 경기를 마친 저스틴 토머스(29·미국)와 함께 코스 레코드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03년 최경주(52) 등이 세운 11언더파 62타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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