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기재부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금융회사 계좌를 통한 세금 납부가 전산상의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 “금융사와 기재부 재정정보 시스템(디브레인) 간의 연결 장애로 가상계좌 및 은행 창구를 통한 국세 납부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공지했다.
납세자가 금융사를 이용해 세금을 송금하려면 개인화된 가상 계좌가 있어야 본인이 얼마의 세금을 납부했는지 세무당국이 확인할 수 있다. 가상계좌는 디브레인을 통해 세금 명세서에 찍히거나 금융사로 통보된다. 이런 가상계좌 특정 및 확인이 어려워지면서 정상적인 세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이날 낮 12시를 지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하루 종일 정상화되지 못했다. 잠깐 정상화됐다가 곧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밤늦게 문제를 해결해 11일부터는 정상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갑자기 접속량이 몰려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금융사를 거치지 않는 다른 방법을 안내했다. 세무서를 직접 방문해 세금을 납부하거나 홈택스 및 손택스 등에 접속한 뒤 ‘납부할 세액 조회납부’ 서비스를 이용해 세금을 낼 수 있다. 10일까지가 기한인 원천세는 12일까지 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납부 마감일에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면서 납세자들은 큰 피해를 봤다. 납부 기한이 연장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 납세자와 세무사들은 급히 택시 등을 타고 가까운 세무서로 달려가기도 했다. 한 세무사는 “기재부도 문제지만 국세청도 12일까지 납부기한이 연장됐다는 것을 빨리 알려주지 않아 하루종일 발을 동동 굴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은 갖가지 정부 전산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 부처 전산망에서는 2019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55건의 네트워크 장비 장애가 일어났다. 이 중 정부부처 업무 서비스에 영향을 미친 장애는 16건으로 총 586분간 시스템 운영에 차질을 줬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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