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성장주…깜짝실적株로 갈아타라"

입력 2022-01-10 18:08   수정 2022-01-11 01:07

시장의 색깔이 극명하게 바뀌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는 성장주에 금리 상승은 ‘독’이다.

지난해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작년 3월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카카오 등 성장주의 주가는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Fed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이었던 데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어려워지면서 국채금리는 다시 하락했다. 성장주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작년을 기억하며 올해도 성장주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카카오를 77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종목 1위다.

금리 급등 버티지 못한 성장주
하지만 작년과는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시에는 성장주들의 이익 추정치가 연일 상향 조정되는 국면이었다면, 지금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이익 추정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성장주가 금리 상승을 견디지 못할 수 있는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10일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금리 상승’과 ‘어닝쇼크’였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7일 연 1.765%까지 올랐다. 성장주의 상징과도 같은 카카오 주가는 3.4% 하락한 9만6600원으로 10만원 선을 뚫고 내려갔다. 카카오뱅크(-7.09%), 카카오페이(-3.26%) 등도 동반 하락했다. 시장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고(高)PER(주가수익비율) 종목이 아니었음에도 LG생활건강은 4분기 어닝쇼크 우려에 주가가 13.41% 하락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66개 분기 연속 이익 증가의 신화(LG생활건강)’, ‘플랫폼 불패 신화(카카오)’ 등 장기간 이어져 온 신화들이 깨지는 국면”이라며 “이런 신화가 무너지는 국면에선 공매도가 증가하고, 손절매가 이어지면서 낙폭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5.3%), F&F(-4.63%) 등 중국 소비재 관련주로 냉기가 확산됐다. 이 밖에도 4분기 예상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지난 7일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5.45% 하락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찾아라
시장은 PER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경기 회복 국면에 수혜를 보는 경기민감주는 상승했다. KB금융(3.77%) 신한지주(2.39%) 하나금융지주(4.49%) 우리금융지주(6.49%) 삼성화재(3.73%) 메리츠화재(6.38%) 등 금융·보험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4분기 실적 전망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들도 주목할 만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4분기 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대비 68% 늘어났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다 수주 낭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3조원 상당의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주가는 8.35% 올랐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PER이 높지 않으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에코프로비엠과 같은 고평가된 순수 배터리 소재주보다는 고려아연처럼 전통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성장 동력을 탑재한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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