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 출생 시 1년간 1200만원의 ‘부모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피해보상책의 일환으로 국가가 임대료의 일부를 부담하는 ‘임대료 나눔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시장 중심의 ‘작은 정부’를 제시했지만, 복지 분야에서는 대규모 재정 지출을 예고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경제적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아동·가족·인구 등 사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재정 부담 우려에 대해 “신생아가 한 해 26만 명 정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연간 1200만원의 부모 급여에는 큰 금액(연간 3조1200억원 예상)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윤 후보는 또 임대인, 임차인, 국가가 3분의 1씩 임대료를 나눠 분담하는 임대료 나눔제를 제안했다. 그는 “임대인의 임대료 삭감분 중 20%는 즉시 세액공제하고, 나머지 임대료도 코로나19 종식 이후 세액공제 등의 형태로 전액 보전해주겠다”고 말했다. 임차인의 경우 금융 대출을 통해 남은 3분의 2의 임대료를 지급하되, 추후 대출 상환 시 공과금과 임대료 비용 중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윤 후보는 소요 재원과 관련, “50조원 정도를 예상한다”며 “정부가 재정 부담을 하는 것은 (세액공제나 임차인의 대출) 만기 이후에 면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3년에서 5년 이후에 순차적으로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고 했다.
윤 후보가 내놓은 공약의 실효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모 급여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신생아가 늘어나면 재정 부담이 커지고, 보편복지 형태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료 나눔제에 관해서는 ‘상가형 임대차3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인에게 임대료 삭감을 강요하면 임대차3법 시행 전후에 전·월세가격이 폭등했듯,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는 국내 상황에 대해 “경제 상식에 반하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고, 엉터리 부동산 정책으로 자산 양극화 역시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주도가 아니라 시장 중심 경제 체제로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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