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85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6년 17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이듬해부터 적자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6년 2331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2020년 1135억원으로 줄었다.
토니모리는 배해동 회장이 2006년 창업한 화장품 회사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태성산업을 운영하던 배 회장은 저가형 로드숍 화장품이 붐을 이루자 직접 화장품 제조 산업에 뛰어들었다. 용기 전문가인 배 회장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과일 모양의 독특한 용기에 담은 ‘과일 화장품’으로 1020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201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서울 명동과 인사동 등에 자리 잡은 주요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급감했다. 오프라인 로드숍을 믿고 온라인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판단도 화를 키웠다.
사업이 부진하면서 회사의 재무상태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토니모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726억원에 달한다. 2018년(573억원) 대비 26.7% 늘었다. 부채비율은 169.16%, 차입금 의존도는 36.17%로 치솟았다. 토니모리가 지난해 말 상장 이후 처음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유상증자에 따른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로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인 화장품 시장에선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온라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부터 배달의민족 B마트에 입점해 화장품 당일 배송을 시작한 데 이어, 자사몰인 토니스트리트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1위 H&B(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정식 입점하는 등 로드숍 중심이던 유통망을 온라인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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