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간호법 제정 찬성…'표의 논리'로만 판단했나

입력 2022-01-12 17:40   수정 2022-01-13 01:1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1일 간호법 제정에 나란히 찬성한 데 대해 정치권에선 “직역 간 갈등이 첨예한 사안을 숙고 없이 ‘표의 논리’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신경림 간호협회장을 만나 “간호법 제정에 저도 (국민의힘) 의원들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도 이날 SNS에 “간호법 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간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호법은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 관련 규율을 담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사 관련 조항을 따로 떼어내 법제화하는 게 핵심이다. 의료법상 간호사 역할은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간호법 제정안에는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간호사의 처우와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현재의 통합적 보건의료체계를 전면 부정하고 특정 직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법안”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간호협회는 “이미 90여 개국에 독립된 간호법이 존재하며 의사 고유의 진료업무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타 직역과의 논의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가 직역 간 갈등 해소 방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며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이해 당사자 간 의견이 충돌하고 정부와 국회 상임위원회도 난색을 보이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갑자기 간호사 편을 들고 나선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두 후보가 대선이 코앞에 다가오자 ‘머릿수’가 더 많은 간호사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0년 기준 간호사 면허를 가진 인원은 43만6360명으로 의사(12만9242명)의 세 배가 넘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