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유학교육 강자' 프린스턴리뷰 되팔리는 까닭

입력 2022-01-12 17:42   수정 2022-01-13 00:20

에듀테크 업체인 에스티유니타스가 계열사인 글로벌 교육 브랜드 프린스턴리뷰를 매각한다. 2017년 당시 세계 최대 입시교육업체 인수로 화제를 모았지만, 결국 본사의 실적 악화로 다시 매물로 내놓는 것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교육 브랜드 ‘영단기(영어단기학교)’ ‘공단기(공무원단기학교)’ 등으로 유명한 회사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스티유니타스는 프린스턴리뷰의 매각을 두고 글로벌 기업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가는 4000억원 이상이다. 회사는 2017년 미국 매치그룹으로부터 약 1200억원에 프린스턴리뷰 지분 100%를 샀다.

프린스턴리뷰는 1981년 설립된 유학·입시교육 전문회사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20여 개 국가에 영업망을 갖고 있다.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대학원입학자격시험(GRE) 등 미국 유학 준비생들이 치르는 시험에 대비하는 어학원과 컨설팅, 교육 출판 등의 사업을 운영한다. 프린스턴리뷰의 미국 내 대학 평가 순위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인수 후 학원과 출판업 등 오프라인 중심이던 프린스턴리뷰의 사업 구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영단기와 공단기의 성공 요인인 ‘프리패스’(1년간 제한 없는 온라인 강의 수강권)와 ‘환급모델’을 프린스턴리뷰에 도입해 SAT 시험에서 목표 점수에 도달할 때까지 강의를 무제한 제공하는 ‘스코어 개런티’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프린스턴리뷰는 2017년 적자에서 지난해 1700만달러(약 193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에스티유니타스가 프리스턴리뷰를 매각하는 건 본사의 사업 부진 탓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해 적자를 보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학령인구 감소로 사교육 시장이 침체하고 치열한 공무원 교육 시장도 경쟁에서 뒤처졌다. 프린스턴리뷰 인수 과정에서 외부 차입을 큰 폭으로 늘리며 재무 부담도 커졌다.

결국 회사는 2020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에서 1200억원을 수혈해 급한 불을 껐지만, 긴축 경영에 나섰다. 최근엔 온라인 수능강의 플랫폼인 스카이에듀를 폐쇄하는 등 성인교육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에스티유니타스는 원금 대비 3배가 넘는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때 매각설까지 나온 공단기, 영단기 등 기존 브랜드를 정상화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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