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3일 14: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이른바 '사무라이 본드'로 불리는 엔화 채권 300억엔을 발행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둔 대한항공은 이달 국내에서도 3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등 전방위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4일까지 일본 자금시장에서 300억엔 규모 3년 만기 보증부 선순위 채권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낮은 탓에 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선다. 수출입은행의 자체신용등급은 AA-(S&P 기준)이다. 다이와, 미즈호, 노무라 증권 등이 주관사로 나선다.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전방위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달 하순에는 국내에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등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발행 규모는 최대 3000억원이며 만기는 1년 6개월~3년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화물기 운항을 늘리는 등 순발력 있는 전략으로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도 마련했다. 2020년과 지난해 각각 1조1000억원, 3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해 기내식 사업부를 약 8000억원에 한앤컴퍼니에 팔았다. 최근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제주칼 호텔을 팔아 6265억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자산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잔금 8000억원과 인수후 PMI(인수 후 통합 전략) 비용을 6000억원 등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승인이 늦어지는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커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결합승인도 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가 아나사아항공 인수후 파리·바르셀로나 노선을 반납하라는 등 불리한 조건을 내걸 움직임을 보이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말부터 환율과 유가가 오르는 등 영업여건도 나빠졌다. 결합 승인 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비용이 당초 계약상 유상증자 잔금 8000억원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에 추가 자금이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리스료 등 외화환산손실 등 영업손실이 계속 불어나면서 부채비율이 3668.3%(3분기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까지 치솟고, 자본잠식에 빠졌다. 2015~2017년 법인세 미납금에 대한 충당금도 1067억원까지 더해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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