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업체 이엠텍이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담배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담배업체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를 새로운 고객사로 맞이하면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13일 이엠텍은 전거래일 대비 6.1% 오른 3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에 이어 사상최고가를 또 다시 경신했다. 이엠텍은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6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4.95% 하락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것과는 정 반대다.
담배의 패러다임이 연초에서 전자담배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주가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13일 한국필립모리스는 '2021 임팩트 리포트-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내고 궐련형 전자담배에 집중 투자해 흡연의 유해성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수혜를 입은 테슬라처럼, ESG(환경·사회·가버넌스)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전자담배 업체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5%를 차지해 2014년(10%)에 비해 확대됐다. 2024년엔 침투율이 20%를 넘길 것이란 추정이다.
지난해 말 BAT을 새로운 고객사를 맞이한 것도 호재다. 이엠텍은 BAT의 글로프로슬림을 양산하는데 지난해 말 일본 오프라인 채널 판매를 시작했다. BAT은 일본 시장 점유율이 30%로 높아 수혜가 기대된다. 이어 글로프로슬림은 이번달 한국에서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실적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이엠텍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 70% 증가한 5176억원, 592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담배 회사 입장에선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내 한 펀드매니저는 "전자담배는 연초에 비해 담뱃잎이 3분의 1 정도로 적게 들어가 이익률이 높다"며 "ESG 흐름도 전자담배의 수요를 높이겠지만 담배회사 입장에서도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자담배 시장 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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