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두세 배 강한 오미크론발(發) ‘5차 대유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방역당국은 델타가 반년 넘게 쥐고 있던 ‘우세종’ 타이틀을 1~2주 내에 오미크론에 넘겨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런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연일 사상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2~3일마다 두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이 현실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신규 확진자가 2~3일마다 두 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100~200명대에 그쳤던 일본은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퍼지면서 672명(1월 3일)→2490명(5일)→6070명(7일) 등 이틀마다 2~4배 규모로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다음달 국내 신규 확진자가 2만~3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확진자 수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신규 확진자는 4167명으로 1주일 전에 비해 43명 늘었다. 수요일 기준 확진자가 전주에 비해 증가한 건 한 달 만이다. 손 반장은 “유행 규모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이 5차 유행의 베이스라인(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391명으로 전날(380명)에 이어 다시 역대 최다를 찍었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방역시스템 전반을 오미크론 특성에 맞춰 뜯어고치기로 했다. 동네의원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뒤 재택치료를 늘리는 안을 논의 중이다. 이렇게 되면 경증·무증상 환자는 독감처럼 집에 머무르면서 치료받고, 대형병원은 고령층·위중증 환자 등 고위험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급증에 대비해 신속항원검사도 확대하기로 했다. 재택치료 성패를 가를 열쇠 중 하나인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14일부터 면역저하자와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처방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유행이란 큰 파도를 넘기면 코로나19 종식 수순에 접어들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해외 입국자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오는 20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는 자가격리 장소로 이동할 때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본인 차량을 사용하거나 방역버스·열차·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입국 시 제출하는 PCR 음성확인서 기준은 ‘72시간 이전’에서 ‘48시간 이전’으로 강화한다.
방역당국은 애초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간 제한’이 ‘인원 제한’보다 확진자 감소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거리두기 조치는 오는 29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를 고려해 3주간 적용키로 했다.
다만 3주가 끝나기 전이라도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