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세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4074만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했던 2020년 1억5242만 달러에 비해 7.7% 감소했다. 감소율은 2014년 -1.1% 이후 7년만에 가장 컸다.
이는 지난해 3월 중국의 한 남성이 옷을 벗고 수조에 들어가 배추를 비위생적으로 절이는 알몸 김치 동영상이 국내에서 파문을 일으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영상이 퍼진 후 중국산 김치 판매업소를 가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김치 수입액 수준은 1년 전인 2020년을 제외하면 가장 큰 것이었다. 불매운동까지 벌어졌지만 역대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 수입된 것이다.
이는 중국산 김치의 가격경쟁력이 여전히 무시못할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입 김치와 수출 김치의 가격차를 단순 계산하면 중국산 김치 가격이 수출되는 한국산 김치의 15.6%에 그친다.
현지의 김치가격과 환율도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액은 역대 두번째로 많았지만 수입량 자체는 24만606톤으로 14.4% 줄어들었다. 이 기간 원·위안화 환율은 10% 가량 뛰었고, 중국의 김치제조업체의 생산단가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김치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 한류 열풍 등의 영향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10.7% 증가한 1억5992만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김치 수출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김치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 음식인 소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에서 한국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출 상승 곡선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이 8012만달러로 50.1%를 차지해 절반이 넘었고 이어 미국(2825만달러), 홍콩(772만달러), 대만(691만달러), 영국(550만달러), 네덜란드(545만달러), 호주(513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무역수지는 1917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김치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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