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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처음으로 월간 기준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디젤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유럽 정부의 노력이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마티아스슈미트를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영국을 포함한 18개 유럽 국가에서 판매된 신차의 5분의 1 이상이 순수 전기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디젤차는 전체 신차 판매량의 19% 미만이었다.
FT는 “유럽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가 디젤차의 판매량을 앞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유럽에서는 작년 12월 17만6000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이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이다. 디젤차 판매량은 16만 대에 그쳤다.
폭스바겐은 2015년 대기오염 물질 배출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관련 시험에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이 생산한 총 350만 대 차량 가운데 31만 대가 전기차다. 폭스바겐은 유럽의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티아스슈미트 보고서는 “디젤 게이트 사건이 처음 불거진 2015년 9월 이후 불과 30일 만에 폭스바겐은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인 ID.3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고 했다. ID.3는 2020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유럽 국가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도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로 꼽힌다. 신차 구매에 부과되는 세금을 디젤차에 비해 전기차에 유리하게 설계하는 정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차 중 65%가 전기차인 노르웨이는 내연기관 차량에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출범한 독일 정부는 화석연료와 관련된 세액 공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FT는 “현재는 디젤이 프리미엄 휘발유보다 유리한 세금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를 없앨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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