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18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대상 물량 1062만5000주 중 절반은 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배정하지만, 청약을 접수받는 각 증권사의 경쟁률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다를 수 있어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별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청약 물량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 486만9792주(45.8%), 공동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 각 243만4896주(22.9%),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 각 22만1354주(2.1%) 등이다.
증권사별 중복청약을 할 수 없기에, 청약을 접수할 증권사를 잘 선택해야 더 많은 공모주를 확보할 수 있다. 경쟁률 때문이다.
특히 최소청약 증거금 150만원만 넣어 균등배정을 노리는 투자자는 각 증권사마다 계좌를 개설한 뒤 경쟁률을 확인하고 청약을 접수하는 게 유리하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받는 증권사들의 신규 계좌 개설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한달 사이 신규계좌 개설 건수 증가율이 KB증권은 195.48%, 신한금융투자가 91.04%, 대신증권이 332.7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최소 증거금으로 청약한 투자자들이 2~3주의 공모주를 배정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관사 중에서는 KB증권이 물량은 가장 많이 확보했지만, 가입자가 신한금융투자나 대신증권보다 많아 균등배정에 있어 불리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인수회사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가입자는 많은데, 물량이 적어 최소 증거금으로만 청약하면 공모주를 한 주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증거금 규모에 따라 물량을 배정하는 비례배정 방식에서는 물량이 많은 증권사가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비례배정의 KB증권의 청약 한도는 KB증권이 16만2000주로 가장 많고, 대신증권 12만주, 신한금융투자 8만1000주, 하이투자증권 2만2000주,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1만1000주, 신영증권 7300주 순이다.
투자자들이 눈치싸움을 하는 이유는 공모가가 기업가치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 내놓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가치는 100조~120조로, 공모가 기준 예상시가총액 70조원보다 42~71%가량 크다.
적정 시가총액으로 100조원을 제시한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법인세 및 감가상각비 차감 전 순이익(EBITDA)으로 기업가치를 나눈 밸류에이션 목표치로 43배를 제시했다. 그는 “경쟁사인 CATL이 80배, 삼성SDI가 20배 수준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도 "LG엔솔 공모가는 경쟁사 CATL에 비해 47% 할인된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IPO 이후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소 증거금 150만원을 넣어 2주를 배정받은 뒤 상장 이후 주가가 40% 상승하면 평가금액은 84만원으로 24만원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 2주도 안되는 기간동안 증거금 대비 16%의 수익률을 올리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뒤 유통가능물량이 전체의 10%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급격히 튀어오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을 기록하게 되면 주당 48만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최소 증거금으로 2주를 배정받았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64%에 달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관련뉴스